평생을 펀드레이저로 살아온 사람은 돈에 대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가끔 궁금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거액기부자들의 돈에 대한 철학과 신념을 인터뷰 해본적은 있지만 펀드레이저의 돈에 대한 통찰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해줄 책이 바로 ‘돈 걱정 없이 행복하게 꿈을 이루는 법’이란 책이다.
원제목은 좀 더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데 ‘The Soul of Money’이다. 돈에도 영혼이 있다는 린 트위스트의 접근법은 최근 만난 거액기부자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그 기부자는 이렇게 이야기 하였다. ’돈도 사람의 체온과 같아서 온기가 돌 때 나누어야한다‘라고 말이다.
200여년 전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담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을 강조했다. 자신의 상태를 개선하고자 하는 모든 개인의 본능적인 노력이 그 어떤 장애물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자신의 이익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센 힘이라는 논리다. 즉, 자유시장 원칙이다. 그러나 저자는 아담 스미스의 경제 시스템은 개인의 탐욕을 통해 희소한 자원을 분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린다. 철저하게 희소성과 탐욕에 대한 원시적인 두려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자원의 희소성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더 많은 것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을 놓아버릴 때 우리는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잠시 빠른 걸음을 멈추고 내가 가진 것을 가지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방법, 영혼의 풍요로 이어지는 돈의 철학을 생각해야 된다는 저자의 말은 현직 펀드레이저이자 생활인으로서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이 책을 좀더 깊이 즐기기 위해서는 저자의 삶, 즉 펀드레이저로서의 활동을 알필요가 있다.
저자는 40년 동안 사회운동가로서 펀드레이징을 맡아 헌신해 온 활동가로서 전세계 기아 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아 프로젝트(THE HUNGER PROJECT) 대표를 맡고 있으며, 펀드레이징을 책임지고 있다. 전세계를 다니면서 굶주림에 고통받는 이들과 그런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이들을 연결하는 ‘중개인’ 역할을 해온 사람이다. 그동안 모집한 개인기부금만 1억5천만 달러에 이르며 전세계 수많은 펀드레이저를 교육시키는 일을 했다. 펀드레이저, 연설가, 작가, 교사, 멘토, 카운슬러로 활동하고 있는 린 트위스트는 기아 종식, 여성 불평등 해소, 지구 환경 보존, 어린이 보호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사람이다. 그 공로로 UN에서 선정한 ‘영예의 여성’에 올랐으며, 카탈리시스 재단이 수여하는 ‘올해의 사업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하지만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것만으로 풍요롭게 사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았으나 삶의 의미를 잃어버려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 흐름을 자신의 의지대로 돌려놓을 줄 아는 사람들…. 다양한 문화와 처지의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저자는 사람들이 돈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날카롭게 통찰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이 세상을 지배하는 절대 권력자가 된 ‘돈’이라는 물건에 대해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40여 년간의 펀드레이징을 통해 돈의 흐름과 함께 살아온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새로운 돈의 철학을 제시하고 있으니 현장에서 돈과 치열한 씨름에 수고한 펀드레이저라면, 평생을 돈과 함께 생활해야하는 펀드레이저라면 한번쯤은 한 여름 휴가기간에 읽어볼 것을 권한다.
[책정보]
저자: 린 트위스트
역자: 안종설
랜덤하우스코리아, 2005.09.30.
한국모금가협회 운영위원 이민구 ㅣ imgoo79@gmail.com 현 고려대학교 기금기획본부 수석펀드레이저 |